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K-엔비디아' 모델이 정치권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AI 산업 육성과 국민 지분 공유를 골자로 한 이 구상은 경제적 관점에서는 새로운 시도일 수 있지만, 여권에서는 이를 강하게 비판하며 반기업적인 정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AI 산업과 국가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미래 경제 구조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이 글에서는 해당 논란을 둘러싼 배경과 주요 논점,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을 심층적으로 분석해본다.
1. 'K-엔비디아' 구상의 배경과 내용
이재명 대표는 최근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 대담에서 AI 산업이 향후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임을 강조하며, 정부와 국민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국부펀드나 국민펀드를 활용해 대규모 AI 기업을 육성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한국에서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탄생한다면, 70%의 지분은 민간이 가지되 30%는 국민이 공동으로 나눌 수 있다면 세금 부담 없이도 국가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대표의 논리는 AI 기술이 가져올 생산성 혁명을 단순히 기업의 이윤 증가로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 부문이 일정 부분 소유하여 국민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해 국가 재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조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모델은 기존의 민간 중심 경제 모델과 차별화된 접근법으로, AI와 같은 미래 산업을 공공재로 활용할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 대표는 "과거에는 국가가 도로, 항만, 철도 같은 인프라에 투자해 경제 성장을 견인했지만, 이제는 AI와 같은 첨단 산업이 국가 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이러한 산업에 대한 공공 투자는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국민이 직접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 여권의 반발과 비판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성향의 정치인들은 즉각 반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재명 대표의 주장은 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고, 창의적 기업가 정신을 억누르는 자해적 아이디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기업의 성공을 이용해 지분을 공유하려는 것은 국가가 기업 성과를 독점적으로 관리하려는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유승민 전 의원 역시 "엔비디아 같은 기업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방안 없이, 오로지 기업이 성장하면 지분을 가져가겠다는 발상은 성장 전략이 아니라 단순한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 성장은 시장과 기업가 정신이 주도해야 하며, 정치권이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경제 원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이재명 대표가 아무리 우클릭(중도 보수적 행보)한다고 해도, 본질적으로 반기업적이고 반시장적인 성향을 숨길 수 없다"며 "대한민국에서 젠슨 황 같은 인재들이 나올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 정치권은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도 "이 대표의 모델이 현실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며, 기업의 성장은 민간의 자율적 투자와 시장 경쟁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반면, 일부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들은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 한국이 글로벌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공공 투자를 통해 초기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3. 이재명의 반박과 정책적 함의
이재명 대표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반박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AI 기업에 국부펀드나 국민펀드가 공동 투자하여 지분을 확보하고, 그 기업이 엔비디아처럼 성공하면 국민의 조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을 뿐인데, 이를 반기업적 행위로 몰아가는 것은 문맹 수준의 식견"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AI 기술이 몰고 올 변화 속에서 국가가 능동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한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AI 산업 발전에 대한 적극적인 국가 개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즉, 이 대표의 논리는 기업이 아니라 시장과 국가의 역할을 함께 고려한 모델이며, 단순히 기업의 성공을 착취하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국가 경제 모델을 모색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한 "실리콘밸리의 거대 IT 기업들도 초기에는 국가의 연구개발 투자와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공공 투자 없이는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 결 론
이재명 대표의 'K-엔비디아' 구상은 AI 산업 발전과 국가 경제 모델의 변화 가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논의다. 그러나 이 구상은 정치적, 경제적 측면에서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여권과 보수 진영에서는 이를 반기업적, 사회주의적 정책이라고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반면 이재명 대표 측은 국가와 국민이 AI 산업 성장의 과실을 공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국가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AI 산업이 미래 경제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 분명한 만큼, 단순한 정치적 논쟁을 넘어서 실질적인 정책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가 주도의 AI 투자 전략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국민 지분 공유 모델이 현실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 앞으로 한국이 AI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해야 할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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