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에 위치한 무료급식소에서 최근 벌어진 따뜻한 사연 하나가 지역 사회를 넘어 전국적으로 큰 감동을 주고 있다. 까리따스수녀회가 운영하는 ‘성요셉의 집’은 저소득층 어르신들을 위해 매일 무료 점심을 제공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경기침체로 인해 고기 후원이 끊겨 한동안 고기 반찬이 제공되지 못했다. 이 사정을 들은 문빈정사 법공스님이 불자 봉사팀과 함께 삼겹살 20㎏과 쌀 100㎏을 들고 직접 찾아가 어르신들께 삼겹살을 구워드리며 식사를 대접한 일이 알려지며, 불교와 천주교라는 종교의 장벽을 뛰어넘은 ‘자비의 실천’에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스님이 고기를 구웠다는 사실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사연은 단지 고기를 구워준 일이 아닌, 서로 다른 종교 간에도 충분히 연대하고 협력할 수 있으며, 따뜻한 나눔은 종교를 넘어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1. 고기 후원이 끊긴 성요셉의 집, 자비가 찾아오다
성요셉의 집은 광주 남구 까리따스수녀회가 수십 년 간 운영해온 무료급식소다. 정부의 예산 지원 없이 자원봉사와 시민 후원에만 의존하고 있었지만, 2025년 들어 경기 불황의 여파가 이곳에도 닥쳤다. 후원 물품 중 특히 고기류가 거의 끊기다시피 하면서 식단은 채소와 국 중심으로 단출해졌고, 어르신들에게 영양 면에서도 부담이 생기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본 오영순 광주 남구 구의원은 SNS를 통해 이 문제를 알렸고, 평소 사회봉사에 앞장서던 문빈정사 법공스님과 ‘자비신행회’가 이 글을 접하고 즉시 나섰다. 수녀님들로부터 고기 반찬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불교계 봉사단체인 자비신행회와 함께 ‘고기특공대’라는 이름의 봉사 팀이 꾸려졌다.
그들은 삼겹살 20㎏과 쌀 100㎏을 들고 식당에 방문해 직접 고기를 굽고 밥을 나누는 활동을 펼쳤다. 문빈정사 주지 법공스님은 앞치마를 두르고 불판 앞에서 집게를 들고 고기를 구웠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했다. 그 현장 사진은 SNS를 통해 퍼지며 ‘진짜 자비’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감동의 사례로 떠올랐다.
2. 스님의 삼겹살, 종교를 넘은 따뜻한 손길
이번 사연에서 특히 주목받은 장면은 바로 법공스님이 직접 삼겹살을 굽는 모습이었다. 흔히 스님은 고기와 거리를 두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이 장면은 단지 음식의 문제가 아니라 ‘자비’라는 실천의 본질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법공스님은 인터뷰에서 "자비를 실천하는 불교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현하고자 이번 후원을 준비했다"며,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위로와 존중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이날의 삼겹살은 고기 한 점을 넘어선 의미를 지녔다. 그것은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손길이었고, 당신을 잊지 않았다는 메시지였다. 어르신들에게는 그저 고기 반찬을 받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 자신을 위해 시간을 내고 음식을 준비했다는 ‘존중’의 표현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종교를 초월해 사람의 본성과 가치를 되돌아보게 했다. 천주교 수녀원과 불교 사찰의 협력, 그리고 지자체 의원의 연결고리까지. 이들이 함께 만들어낸 ‘한 끼의 기적’은 어떤 거창한 계획이나 제도보다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회자된다.
3. 반복되는 선행, 진정한 자비의 연속성
법공스님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이미 ‘행복 나눔 방앗간’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공양미로 떡을 만들어 재활용품 수거 어르신, 환경미화원, 응급실 간호사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전달한 경험이 있다. 2024년부터 시작된 이 캠페인은 코로나 이후 지친 이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집중해왔다.
자비신행회 또한 다양한 복지 사각지대에 물품을 지원하거나 직접 나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문빈정사와 불자 봉사자들은 자비를 단지 개념적으로가 아니라 실제 삶의 영역에서 실행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이번 삼겹살 행사도 그 일환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후원과 실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실천이 거창한 자원이나 기획이 아닌, ‘필요한 곳에 필요한 손길’을 보낸다는 점이다. 복지제도가 닿지 않는 빈틈을 비집고 들어가 따뜻한 밥 한 끼, 떡 한 조각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 이를 통해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시민들 역시 삶의 보람과 감동을 함께 나누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 결 론
이번 광주 성요셉의 집에서 벌어진 ‘삼겹살 봉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상징이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나눔을 멈추지 않은 사람들, 종교라는 경계를 넘어 자비를 실천한 문빈정사와 자비신행회, 그리고 이를 연결한 지역 정치인까지. 이 모두가 모여 이룬 작은 연대는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가장 본질적인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고기 한 점, 밥 한 공기가 단지 물질의 나눔을 넘어섰을 때, 그것은 진정한 자비가 된다. 이번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자비가 단순히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며, 어떤 조건이나 배경을 초월해 마음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따뜻한 실천들이 더욱 많은 곳에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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