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유일하게 ‘탑 위의 탑’ 형식을 갖춘 고려 후기 유물,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이 국보로 지정되었다. 이번 지정은 1984년 보물로 지정된 지 41년 만으로, 충남 공주에 위치한 마곡사가 가진 문화재적 가치를 다시금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마곡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도 등재된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로, 한국 전통 문화와 불교 유산의 보고로 평가받는다.
💡목차💡
1. 마곡사 오층석탑, 독특한 구조와 상징성
2. 학술적 가치와 예술적 완성도
3. 역사와 문화 교류의 산물
▣ 결 론
1. 마곡사 오층석탑, 독특한 구조와 상징성
마곡사 오층석탑은 그 구조와 양식 면에서 매우 독특하다. 탑의 최상단에 위치한 금동보탑은 높이 1.8m에 달하며, 이를 통해 석탑 위에 또 다른 탑이 올라가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 구조는 중국 원나라에서 유행했던 라마식 불탑 양식을 재현한 것으로, 우리나라 석탑 중에서는 유일한 사례다. 금동보탑은 ‘풍마동(風磨銅)’으로 불리는데, 이는 바람에 닳을수록 더 빛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독창적인 형식은 당시 불교 문화가 국제적으로 교류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로 평가된다.
이 석탑은 단순히 그 독특한 외형뿐만 아니라 석탑이 담고 있는 철학적, 종교적 상징성에서도 매우 주목할 만하다. 금동보탑의 구조는 당대 불교에서 불탑이 가진 우주적 의미와 이상 세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형식은 당시의 불교 사상이 석재와 금속공예 기술을 통해 구현되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석탑은 각 층마다 비례와 균형이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어, 조형미와 안정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2. 학술적 가치와 예술적 완성도
이번 국보 지정에는 마곡사 오층석탑의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크게 작용했다. 특히 석탑의 맨 아래 지대석에는 ‘해목형 안상(蟹目形 眼象)’이라는 독특한 곡선 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현존 석탑 중 처음 발견된 사례다. 이 문양은 단순한 장식적 요소를 넘어, 당시 석조 기술과 조각 기법의 정수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또한, 탑의 기단이 2중으로 조성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고려 후기 백제계 석탑 양식을 따르고 있으며, 당시 석탑 제작 기술의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탑신 2층에는 사방불의 머리 위를 장식한 조각이 있는데, 이 장식은 고려 후기 불상에서만 발견되는 특징으로, 석탑이 14세기경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이처럼 정교한 제작 기법과 예술적 완성도는 마곡사 오층석탑이 가진 독보적인 위상을 대변한다. 특히, 석탑의 각 층은 섬세하게 조각된 문양과 조화를 이루며, 당시 예술가들의 뛰어난 기술과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게 한다.
3. 역사와 문화 교류의 산물
마곡사 오층석탑은 단순한 석조물이 아닌, 당시 불교문화와 국제적 교류의 산물로서 더욱 큰 의의를 가진다. 특히 라마식 불탑 양식과 백제계 석탑의 융합은 우리나라 전통문화가 동아시아 전역의 다양한 영향을 수용하고, 이를 창조적으로 재해석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마곡사 오층석탑은 단순한 역사적 유물을 넘어선 문화적, 예술적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석탑의 양식과 구조는 동아시아 불교미술의 흐름 속에서 한국적인 특징을 담아낸 점에서 학술적으로도 중요하다. 중국의 영향을 받았지만, 이를 한국 고유의 석조미술로 발전시킨 점은 이 석탑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특히, 금동보탑의 제작 기법과 석탑 전체의 구조적 안정성은 고려 시대 기술력이 얼마나 정교했는지를 증명한다.
결 론
이번 국보 지정은 마곡사 오층석탑의 가치를 국내외로 알리고,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를 통해 후대에 전승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유산을 통해 국민들에게 역사와 문화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세계 유산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마곡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한국 불교 문화의 깊이를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마곡사 오층석탑의 보존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후 변화와 환경적 요인에 따른 석재의 훼손을 막기 위한 보존 기술의 도입과 정기적인 점검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이를 활용한 교육 및 문화 프로그램이 활성화된다면, 석탑의 역사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더욱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은 그 독창적인 양식과 높은 예술적 완성도를 바탕으로 한국 문화유산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문화재가 잘 보존되고 연구되어 우리의 소중한 유산으로 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한국 문화유산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더욱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