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조선업계가 차세대 먹거리로 소형모듈원전(SMR)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SMR 기술을 선박에 적용한 ‘바다 위 원전’이 강화되는 환경 규제와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꼽히면서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앞다퉈 연구개발에 투자를 집중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바다 위 SMR’ 기술의 개념과 국내 조선업계의 움직임, 그리고 미래 전망을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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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바다 위 SMR, 왜 주목받는가?
2.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기술 개발 현황
3. SMR 시대가 가져올 기회와 과제
▣ 결 론
1. 바다 위 SMR, 왜 주목받는가?
소형모듈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은 대형 원자로 대비 크기가 작고, 안전성을 강화한 원자로 평가받는다. 기존 원전보다 건설비용이 낮고, 상업용 설비로 구축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짧아 경제성도 높다. 또한 실시간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대비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상에서 운용하는 ‘부유식 원전 설비’ 혹은 ‘바다 위 SMR’은 기존에 화석연료를 연소해 동력을 얻었던 선박을 무탄소 동력체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배기가스를 줄이고, 선박 운영비용 또한 낮출 수 있어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국제 해운업계에서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SMR을 통한 전력 생산으로 추진되는 선박은 석유(중유) 연료탱크나 엔진 배기 장치가 필요 없어 그 공간을 화물 적재용으로 활용할 수 있어 수익성 면에서도 이점이 크다.
기후 위기로 인해 ‘탄소 중립’ 기조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해상 운송부문 역시 탄소 배출 규제 대상이 되었다. 국제해사기구(IMO) 등 글로벌 규제 기관이 점차 엄격한 배출가스 기준을 마련 중이어서, 해상 SMR 기술은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선박’을 실현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기술 개발 현황
- HD한국조선해양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에서 열린 ‘휴스턴 해양 원자력 서밋’에서 SMR 기술이 적용된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 설계 모델을 공개했다. 기존 선박과 달리 원자력 동력원을 사용해 추가 연료탱크 없이도 긴 항해가 가능하며,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 회사는 이미 SMR 기술을 활용한 1만 5000TEU급 컨테이너선 설계 모델에 대해 미국선급협회(ABS)에서 기본 인증(AIP)을 받은 바 있다. 이는 상용화 전 단계에서 기술 실효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한국수력원자력, 덴마크의 소형용융염원자로(CMSR) 개발사 시보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부유식 발전설비 제품 개발에 나섰다. CMSR은 원자로 내부에 이상이 생기면 핵원료와 냉각재가 굳어버리는 안전한 설계가 특징이다. 삼성중공업은 해상 원자력 발전 설비용 부유체 분야에서 ABS로부터 기본 인증을 받은 이력도 있어, 2028년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CMSR 사용 주기가 20년 이상으로 선박 수명 주기와 비슷하다는 점도 적극적인 투자의 배경이다. - 한화오션
한화오션 또한 2020년 한국전력기술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해상 부유식 원전’ 개발에 뛰어들었다. 선박·해양 플랜트 분야의 높은 기술력과 SMR 기술 결합을 통해 부유식 원전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며, 장기적으로는 무탄소 해양 개발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3. SMR 시대가 가져올 기회와 과제
- 무탄소 선박 시대 개막
SMR 기반 ‘바다 위 원전’을 활용하면, 선박 운항에서 화석연료를 완전히 배제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배출가스 저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제로(0) 에미션’ 달성에도 가깝게 접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무탄소 선박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 될 전망이다. - 해상 안전성 확보
SMR을 해상에서 운용하려면 무엇보다 안전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방사능 누출 위험이나 원자로 손상 시 즉각적인 대응 체계가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CMSR처럼 고체화 과정으로 안전성을 높이는 방법이나, 설계 초기부터 중복 안전장치를 두는 것이 관건이다. 국제선급협회 등 인증을 받아 검증된 기술을 마련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어서, 업계 전반적으로 대규모 투자와 기술 표준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 경제성 및 대중적 신뢰
SMR 기술이 아직은 초기 단계인 만큼, 건설 비용과 운영 비용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책정될지에 따라 시장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다. 또한 원자력에 대한 대중적 우려와 인식도 극복해야 한다. 재생에너지와의 조화로운 운용, 폐연료 처리 문제, 국제 해양법 규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SMR 시장은 2022년 약 57억 달러에서 2030년 약 6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돼, 향후 시장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 결 론
국내 조선업계가 SMR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한층 강화된 환경 규제와 기후 위기에 적합한 새로운 동력원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바다 위 원전’ 혹은 ‘부유식 SMR’은 기존 선박 설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무탄소 선박 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핵심 기술로 기대된다.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대형 조선사들이 SMR 설비 상용화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앞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해상 원전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안전성·경제성·대중적 신뢰 확보라는 과제들이 자리하고 있지만, 각 기업이 연합하고 정부와 협력하며 로드맵을 실현해 간다면 조선업은 또 한 번의 성장 전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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